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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판, 다 같은 합판이 아니다

by 막둥이삼촌 2024. 5. 3.

 

1. 합판의 종류는 많아도 너무 많다.

 

 이번 포스팅은 지난번에 작성했던 MDF와 다음번에 작성할 집성판은 배제하고, 오롯이 옆면이 웨하스처럼 생긴 합판들만 다룰 예정이다.

재고운영을 할 수 있는 합판의 수량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에, 합판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아서 아주 보편적으로 인테리어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합판 몇 가지 정도만 이야기 나누어 보려고 한다.

 대부분의 인테리어 업자분들은 합판의 수종을 말하거나, 어떤 분들은 아예 원산지까지도 선택하여 주문하기도 하지만, 합판 종류의 방대함을 모르시는 소비자들은 막연하게 합판 사러 왔으니 합판 좀 보여달라고 창고를 두리번거리시는 분들도 계신다.

 합판은 원목을 기계로 벗겨내서 만들어진 얇은 판을, 섬유 방향이 서로 직각이 되도록 층층이 겹친 후에 접착제로 붙이고, 열로 압착 가공한 자재를 말한다. 앞면과 뒷면의 섬유 방향이 같아지도록 3, 5, 7 등으로 홀수로 겹치고 압착한다.

 이때 섬유의 방향을 직각으로 교차시키는 이유는 수축과 팽창을 하더라도 그에 따른 변형을 예방하고, 쉽게 쪼개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합판은 목재를 이어서 붙인 자재이기 때문에 원목을 낭비 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름이 작은 나무로도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래된 원목이 아니어도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2.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합판의 두께는 3mm, 6mm, 9mm, 12mm 3의 배수로 증가한다.

각재와 마찬가지로 원가절감을 위해서 2.8mm, 4.6mm, 8.5mm, 11.5mm 등으로 많이 얇아진 현실이다.

합판의 두께를 표시할 때에도 일본식 표현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아직도 이찌부, 니부, 산부, 연부, 고부, 료꼬부 등의 명칭이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젊은 인테리어 사장님들과 젊은 목수반장님들도 일본식 표현을 많이 사용하셔서 내심 안타깝다.

 크기는 보통 3가지로 나뉘는데 4자x8자(1220mm*2440mm), 3자x6자(910mm*1820mm), 3자x7자(910mm*2130mm)가 주를 이룬다. 합판의 종류에 따라 비규격 사이즈도 존재하지만, 4자x8자와 3자x6자가 대부분이다.

 합판 중에 가장 보편적인 일반합판은 합판의 표면에 별다른 가공을 실시하지 않은 합판으로 원산지에 따라서 동남아산, 남양재, 국산으로 나뉜다. 동남아산 합판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품질면에서 국산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국산합판은 이건합판, 성창합판에서 생산하는데 제조공정에서 접착제의 종류에 따라 준내수합판, 내수합판으로 나뉜다. 내수합판은 주로 페놀이나 멜라민수지 등의 접착제를 이용하여 접착한 합판으로 콘크리트 형틀용이나 건축외장용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준내수는 내수합판에 비해서 좀 더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되며, 요소수지를 접착제로 제조하고 실내인테리어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요즘은 아파트나 주택의 리모델링에는 열에 아홉 국산을 이용한다. 가격적인 면에서 좀 더 투자하더라도 국산을 이용하는 트렌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우레탄 코팅합판이 있는데 테고합판, 방수합판으로 더 많이 불린다..

테고합판은 건축용으로 주로 사용되며, 내수합판에 우레탄으로 코팅을 입혀 콘크리트 양생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내수합판은 거푸집을 뜯어내면 면이 거칠기 때문에 따로 벽면 마감을 해주어야 하지만 태고합판의 경우 면이 매끄럽기 때문에 따로 마감을 하지 않고 노출콘크리트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아합판은 내부에 라왕과 같은 소재 원료를 접착하여 만든 1매의 판을 사용하고, 양쪽 겉면에 단판을 붙여 만든 합판이다. 합판의 중심에 폐목재나 단단한 목재를 사용하여 폐목재 사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접착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이점이 있다. 예전에는 라왕소재 중에 심재가 무거운 아비통으로 코아합판을 제작했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의 라왕소재가 가벼운 알비자로 바뀌어서 라왕이 사용되는 모든 합판들의 무게도 가벼워지고, 연질로 바뀌어 가고 있다. 알비자가 들어간 합판들은 제단 할 때 과장을 좀 섞으면 화생방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맵다는 단점도 있다.

코아합판은 인테리어 마감재, 가구재나 건축내장재로 주로 사용된다.

 

 네 번째는 미송합판이 있는데, 옹이합판이라고도 불린다.

미송합판의 미송은 북아메리카에서 생산되는 소나무를 말하는데, 대부분 캐나다산이다.

원목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고 싶을 때 주로 사용되지만, 요즘에는 옹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예전보다 판매량이 저조한 합판이다.

충격에 매우 강하고, 습기에 대한 복원성이 좋아서 일반 합판을 대신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미송합판 중에서 옹이 없이 깔끔한 느낌을 낸 미송무절합판은 마감재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스테인작업을 했을 때 자작이나 머루사와 합판보다는 좀 더 날것의 느낌이고, 말레이시아산 일반합판(아비통)보다는 덜 거친 느낌을 낼 수 있다.

 

 라찌라고 많이 불리는 낙엽송합판은 호랑이 같은 무늬가 도드라진 합판이다.

내구성 및 내수성이 뛰어나고 병충해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특유의 도드라진 무늬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자작합판은 포름알데히드가 방출되지 않아서 유아용 가구나, 고급가구에서 많이 사용되는 최고급합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무게에서도 느껴지듯이 내구성과 내수성, 차음성 및 공명성까지 모두 최고로 우수한 합판이다. 가격 또한 매우 비싼 편에 속한다.

 

 다음은 무취합판으로 친환경 수지를 사용하여 포름알데히드 방출량과 냄새를 극도로 절제시킨 친환경 합판인데, 무취합판보다는 자작이 잘 알려져 있어서인지 자작으로 많이 대체되어 판매된다. 완전무취(F1), 무취(F2), 준무취(F3) 등으로 나뉜다.

 

 우리말로 대체할 적당한 명칭을 찾지 못해서 아로합판, 오징어합판으로 불리는 요꼬합판은 라운드를 잡을 때 사용하는 합판이다. 라운드를 잡을 때 MDF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굳힌 후 작업했던 오래전 방식과 다르게 아로합판을 사용해서 라운드를 잡을 수 있어서 편해졌다.

 

 

3. 그 밖의 다양한 합판들

 

 비취합판은 너도밤나무로 만든 합판이며 특유의 무늬가 자작과 비슷해서 비싼 자작합판을 대체하는 품목이지만 자작합판에 비해서 강도가 낮아서 대타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품목이다.

 일본이름 물씬 풍기는 머루사와 합판은요즘 카페나 상업용 마감자재로 심심치 않게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느낌으로는 오동나무합판이 있는데 비슷하면서도 오묘하게 다른 수종 특유의 무늬와 색감 때문에 인테리어 디자이너분들의 성향에 따라서, 또는 현장에 따라서 선택받을 때와 받지 못할 때가 있다.

 마지막으로 OSB합판은 나무조각을 서로 겹쳐서 배열한 후 방수성 수지로 도포하여 만든 합판인데 뒤틀림에 강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습에 강해서 목조주택에 많이 사용된다. OSB합판은 한쪽면이 거칠게 제작되어 생산되는데 지붕 덮개 작업 시에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깊은 뜻이 있다.

그 밖에도 고무나무합판, 애쉬합판, 포리톤합판, 포플러합판, 라미날합판 등과 무늬목 계열의 합판 등 다양한 합판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