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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성판, 우리집 원목가구는 비싼 자재일까?

by 막둥이삼촌 2024. 5. 11.

1. 다양한 수종, 다양한 집성판

 나무의 수종이 다양한 만큼, 집성판의 종류 또한 여러 가지이다.
집성판은 원목 자체를 이어서 붙인 판을 말하는데, 목재 자체를 큰 판으로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합판과는 차이가 있다.
원목을 어떤 방식으로 집성하는지, 어떤 나무를 이용해서 제작하였는지에 따라서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면밀히 말하자면 우드슬랩처럼 통나무 자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원목이라 말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지만, 원목자재의 좀 더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 집성판이 사용되며 원목가구로 불려진다.
원목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치만큼, 그저 원목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어떤 수종인지 어떤 제작방식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다.
같은 이름의 원목이라도 어떤 수종이, 또는 어떤 방식으로 집성한 방식이 비싸고 저렴하게 유통되는지 구분할 수 있다면 가구를 고르거나 추천할 때 좀 더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집성판은 원목을 집성하는 방법에 따라 핑거조인트와 솔리드로 나뉘는데, 핑거조인트는 판의 중간중간에 이어진 마디가 보이는 반면, 솔리드는 시작부터 끝까지 이음매 없이 하나의 결로 이어진다는 차이가 있다.
손가락을 깍지 낀듯한 모양의 핑거조인트는 그 깍지가 판의 윗부분에 있으면 ‘탑핑거’, 측면에 있으면 ‘사이드핑거’로 나뉘어진다. 두 가지의 핑거조인트 중에서는 깍지 낀 모양을 측면으로 숨겨놓은 사이드핑거가 좀 더 가격이 있는 편이고, 핑거조인트와 솔리드중에서는 솔리드가 비싼 측에 속한다.
이렇게 원목을 집성하는 이유는 작은 크기의 원목까지도 낭비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목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질로 인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구조적인 안정성을 더해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 위하여 제작 과정에서는 최상의 목재를 선택하여 비슷한 색상과 무늬로 배치하고, 그것들을 하나의 판으로 가공하는 정성이 들어간다.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목재인 것도 아니고, 저렴한 집성판이 가치 없는 것도 아니다.
수종에 따른 특성을 잘 활용하고, 용도에 맞는 집성판을 구매하면 불필요한 소비 없는 구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집성판 중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수종 중 하나는 ‘라디에타파인’이다.
예전부터 가구제작에 많이 사용되어왔고, 지금도 저렴한 가격과 가공성이 좋다는 장점으로 인해 많이 팔리는 수종 중 하나이다. 뉴질랜드에서 들여오는 뉴송과 칠레에서 들여오는 칠레송이 라디에타파인으로 불린다.
겉으로 보기에 비슷한 수종으로는 스프러스와 레드파인이 있는데, 이 두 수종은 주로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에서 생산된다. 마찬가지로 가공성이 좋고, 무난한 가격과 무늬로 인해서 큰 호불호 없이 사용되는 수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프러스의 단점은 지난번 건조목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송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인데, 집성판의 경우에도 매우 드물지만 송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듯싶다.
 언젠가부터 저가형 원목가구의 라이징스타로 고무나무가 자주 보이는데, 하드우드이면서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어필이 된 것 같다.
 반면에 아카시아는 하드우드이면서 특유의 나뭇결과 색감으로 예전에는 인테리어 가구 소재로 많이 판매되었지만, 그 특유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인지 다른 수종에 비해 판매가 부쩍 저조해진 편이다.
간혹 비용절감을 위하여 검붉은 색이 강한 멀바우의 색상을 아카시아에 입혀서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사실 멀바우와 아카시아를 어느 정도 구분할 줄 아는 이가 보았을 때에는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 흉내를 냈다고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멀바우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원목으로, 아카시아에 비해 훨씬 무겁고 단단하며, 특유의 묵직한 고급스러움으로 인해서 테이블상판이나 가구용, 계단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원목이다. 고급수종인 멀바우도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물이 묻으면 물 빠짐 현상이 발생해서 붉은 물의 얼룩이 진다는 점이다.
공정을 마무리한 멀바우가구에는 필히 바니쉬 작업을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으로 삼나무는 중국, 일본에서 자생하는 나무이며, 핑거조인트와 솔리드로 집성되어 사용된다.
삼나무는 연질로 굉장히 무른 소프트우드에 속하지만 가볍고 습에 강하다는 성질 때문에 편백나무와 함께 사우나 또는 온돌방에 주로 사용되는 수종이다. 사우나에 사용되는 삼나무로는 주로 북미산 적삼목이 사용되는 편이다.
또한 편백나무처럼 피톤치드향을 발산해서 해충에도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편백나무에 비해 향나무는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해서, 편백나무의 경제형 대체재로 많이 사용된다.
 편백나무는 일본에서 원목을 들여와서 국내에서 가공하던지, 중국에서 가공해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산 편백나무를 히노키라고 부르며 핑거조인트, 솔리드로 집성해서 판매된다.
편백나무가 발산하는 피톤치드향으로 인해서 친환경, 건강에 좋은 소재로 유명하며, 집성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과 규격으로 생산되어서 마감 칠 작업 없이 그대로 사용된다. 삼목과 마찬가지로 습에 강하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친환경 집성판 수종으로는 자작나무가 있는데 자작은 집성판보다는 합판으로의 사용빈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고급수종의 집성판 중에 멀바우가 어두운 색상을 대표한다면, 밝은 색상으로는 애쉬와 오크가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애쉬는 물푸레나무, 오크는 참나무로 둘 다 북미산과 유럽산 원목을 사용해서 중국에서 가공해서 들여온다.
핑거조인트도 많이 사용되지만 두 수종 모두 나무 특유의 결이 너무나도 고급스러워서 솔리드 집성판으로 고급가구나 용도로 사용된다. 애쉬집성판은 제작과정에서도 병충해로 인한 원목 손실이 큰 수종인데, 하드우드임에도 병충해에 약하다는 특징이 있어 마감 작업에 주의가 필요한 수종이다.
반면 ‘오크통’으로도 유명한 오크는 병충해에 강해서 이름 그대로 오랜 세월 동안 보관용 목재의 대표주자로 활용되어 왔다. 오크는 색상과 결의 미묘한 차이로 화이트오크와 레드오크로 나뉘는데 레드오크라고 해서 확연하게 붉은색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3. 그 밖의 다양한 수종의 집성판들

 워낙 다양한 수종의 집성판들이 가공되는 만큼, 각각의 수종이 가진 특성과 고유의 색상, 결을 잘 알고 구매하면 인테리어효과에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의 무늬가 짙고 선명하며 노란빛을 내는 브라질파인, 라왕과 멀바우의 중간정도의 초콜릿 같은 색상을 가진 월넛집성판, 고무나무와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로 가구제작에 많이 사용되는 참죽집성판, 심재와 변재를 섞어서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을 조합한 쏘노클린 등 비슷한 듯, 다른 듯 다양한 집성판들의 세계가 존재한다.